Enjoyment/축구이야기2007. 11. 2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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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까지만 해도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3/4은 다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히딩크 아저씨는 자신의 운을 시험하는 데에 재미가 들린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거함 잉글랜드가
그 희생양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웸블리 구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경기,
결론은 아시다시피 3:2, 크로아티아의 승리.


크로아티아[A]

크로아티아의 이번 승리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
히딩크 아저씨의 운빨과 잉글랜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가 못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이겨 마땅할 경기 내용도 아니었다고 생각된다는 겁니다.

사실 초반 10분의 니코 크라니차르의 중거리 슈팅은
잉글랜드의 칼슨 골키퍼의 실책으로 인한 득점이었고요,
막판의 페트리치 선수의 득점 역시 중거리 슛에 이은 것.
다 실바 선수의 스루패스에 이은 올리치의 마무리는
멋지다는 한마디 말로는 부족할 작품이었지만
그렇다고 골 하나가 2점, 3점짜리인 것은 아니죠.

잉글랜드와 언제나 상성이 안좋은 동유럽 축구의 특징은
키플레이어에 대한 비중이 높지 않고,
전체적인 팀워크가 잘 맞아 들어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따라서 지친 선수를 교체해 주면 팀이 확 살아나는데요,
오늘도 그런 면모는 확실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후반 들어서의 크로아티아의 역습 전개는 소름끼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다만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지요.


잉글랜드[H]

예전에 잉글랜드 U18 이야기 할 때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잉글랜드는 키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번 경기에서의 잉글랜드는 다수의 키플레이어가 부상으로 결장했고요,
키플레이어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라고는
절망 궁합의 대명사 제라드와 람파드 정도가 남아있는 수준이었는데요,
배리 선수의 백업이 있었음에도 두 선수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크로아티아의 집중 견제가 제대로 먹혀 들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썩어도 준치라고, 베컴은 베컴이더군요.
전 사실 스탠딩 윙어라는 특수한 플레이 스타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요,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SWP에 대한 집착적인 애정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WP를 대신하여 후반에 투입된 베컴은
자기 몫 이상을 충분히 해 주었습니다.
스탠딩 윙어 개념의 창시자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많이 뛰고, 열심히 뛰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크로스란...
크라우치 선수에게 연결되어 동점골을 만들어냈던 그 크로스는
베컴이 아니면 누구에게 가능한 것일까요.



하이라이트 동영상 첨부합니다.
역시 축구 중계는 영국 영어가 맛깔나는군요.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705AD81A5C25B6B3400C6CB5DA0B1E6165A6&outKey=407a3a20523f10e0e6e54c58197df2ad1e1030dce32e6b4b7fade2bd5fa39f2159ccb40d6b3034f9f35c825d76498052




크로아티아의 둘째 골은 루카 토니가 아닌 니콜라 올리치입니다.
자막이 잘못 나오는군요.


마지막으로 뻘소리 한마디.
멕클라렌 감독은 경질되기 전에 물이나 실컷 먹고 가자고 생각한 것 같더군요.

뻘소리 두마디.
이번 경기 최고의 승리자는 데이비드 베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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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wa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