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은 이국한 4-4-2 포메이션으로 출격했습니다:
올리치(FW), 뮬러(FW),
알틴톱(LMF), 슈바인슈타이거(CMF), 판 봄멜(CMF), 로벤(RMF),
바쉬투버(LD), 데미케일리스(CD), 반부이텐(CD), 람(RD)
부트(GK)
인터 밀란은 무링요가 사랑하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섭니다:
판데프(LWF), 밀리토(FW), 에투(RWF),
스나이더(AMF), 사네티(CMF), 캄비아소(DMF),
키부(LD), 루시우(DF), 사무엘(DF), 마이콘(RD)
세자르(GK)
바이에른 뮌헨
경기 시작 전 평가는 역시 인터밀란의 우세였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차이가 났지만
무엇보다도 리베리가 저번 경기에서의 퇴장으로 출장할 수 없는 상태였거든요.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리베리가 없는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 시작부터 로벤이 홀로 공격을 책임지는 팀이 되었습니다.
이 영향은 수비와 공격 양면에서 나타납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뮌헨의 수비진이 얼마나 인터 밀란의 공격을 차단하는가에 뮌헨의 승리 가능성이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인터 밀란 역시 밀리토나 판데프 혼자 하는 팀이 된다면, 해 볼만한 게임이 될테지요.
하지만 데미케일리스와 반부이텐은 밀리토 하나 소화하는 데에도 벅찼고
스나이더는 판 봄멜을 버로우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뮌헨의 수비진은 중앙에서부터 붕괴하였고, 2골을 헌납합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상당히 제한된 옵션을 가질 수 밖에 없어졌습니다.
슈바인슈타이거나 판 봄멜은 창조적인 패스를 통한 플레이메이킹에 적합한 선수가 아니고,
알틴톱과 로벤 역시 윙어로서 플레이하고 있을 뿐 깔끔한 패싱을 통해 팀을 지도할 수는 없는 선수입니다.
결론적으로 리베리가 없는 뮌헨에는 플레이 메이커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반 할 감독은 올리치와 뮬러의 투톱을 선택하면서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제공권 마저 포기합니다.
스타팅 멤버 선정에서 이미 뮌헨은 전술적인 고려에 실패하고 있었습니다.
아르옌 로벤은 홀로 무링요의 11명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만한 선수였습니다,
이 사실이 반 할 감독이 이해할 수 없는 스타팅 멤버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겠습니다마는.
로벤을 마크해야 하는 키부는 전반 30분만에 옐로를 받아버렸고,
이후 "로벤 막는 자동문(1)"로 전락하여 버렸습니다.
하지만 중앙에서 제공력을 지닌 선수가 없는 이상 로벤에게 선택 가능한 옵션은
수비수를 두셋 달고 공간이 없는 중앙으로 파고들거나
접어놓고 페널티 박스 밖에서 가운데로 돌아들어오면서
뮌헨 공격수와 인터밀란 수비수가 빽빽히 들어차있는 벽을 향해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것 밖에 없었고
그 어느 쪽이나 무모한 시도였습니다.
로벤은 인터 밀란의 선수들을 떨게 할 수 있었지만, 골망을 흔들수는 없었습니다.
뮌헨이 본격적으로 살아난 것은 알틴톱이 불려나오고 클로제가 투입되면서부터였습니다.
뮐러가 측면으로 비켜섰고, 이제 뮌헨은 전형적인 Big(클로제)&Small(올리치)의 포워드 구성이 가능해 졌습니다.
크로스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갑작스런 공격 패턴의 변화에 인테르 수비진은 흔들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무링요에게 전술적인 변화를 강요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필 이 순간 밀리토의 마법같은 두번째 골이 작렬하고,
뮌헨은 이 분위기를 골로 이어가는데 실패합니다.
올리치가 마리오 고메지와 교체되는 것을 보면서, 뮌헨의 팬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인터 밀란
인터 밀란의 승리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는 반대의 경우가 되겠습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로벤을 묶을 수 있느냐,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얼마나 밀리토를 고립으로부터 구할 수 있느냐.
수비적인 측면에서, 무링요의 자원은 모두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로벤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날뛰었고, 만약 적합한 팀원들이 제대로 배치된 상황에서 운이 따랐다면
그는 골을 넣을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키부는 옐로카드를 받은 이후 자동문이 되었고,
이후 그와 포지션 체인지를 한 사네티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캄비아소의 지원 마저도 로벤을 묶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무링요는 공격면에서 구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링요는 고립된 밀리토를 구하기 위해
양 날개에 각각 판데프와 에투, 그리고 후면에 스나이더를 투입하였습니다.
판데프와 에투는 람과 바쉬투버에게 차단되었지만
스나이더는 판 봄멜을 역으로 버로우시키면서 필드를 전세낸 양 뛰어놀았습니다.
이 멤버가 전반 35분, 세자르의 골킥-밀리토의 떨구기-스나이더의 리턴패스-밀리토의 슛으로
깨끗한 골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무링요에게는 쉬운 이야기, 그는 한점 승부의 달인이고 현재 그에게는 세계 최고의 자원들이 있었지요.
루시우, 사무엘-캄비아소는 그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고,
오래지않아 모두 뮌헨에게 더이상 희망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반 62분 클로제가 투입될 때까지, 이 수비진은 30여분 동안 뮌헨 공격진을 물먹였습니다.
이후 잠깐 흔들렸지만 69분 밀리토의 두번째 골이 이 수비진에게 숨돌릴 틈을 제공했고
그 이후부터는 90분까지 일직선이었죠.
오늘의 밀리토는 너무나 훌륭하여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두 번의 완벽한 찬스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결정력,
첫번째 골 직후에 스나이더에게 골키퍼와의 1:1 찬스를 만들어주는 시야,
에투의 빈자리를 커버하는 활동량,
그리고 두번째 골에서 보여준, 한 번의 터치로 수비수 둘을 접어놓는 기술까지...
그는 오늘, 영웅 자리를 차지해도 손색이 없는 인물일 것입니다.
다만 에투는 너무 안보이던데요.
오른쪽 공격은 마이콘이랑 밀리토가 하고, 오른쪽 수비는 마이콘이랑 캄비아소가 하고.
차라리 열심히 뛰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불쌍하기라도 할텐데
왜 얘는 80분 넘어가도 그리 쌩쌩한데.
두 골 넣고 그의 자리 메우느라고 쌩고생한 밀리토는 쓰러질 지경인데.
스카이 스포츠 평점
바에이른 뮌헨:
올리치(FW)-5, 뮬러(FW)-6,
알틴톱(LMF)-7, 슈바인슈타이거(CMF)-6, 판 봄멜(CMF)-6, 로벤(RMF)-7,
바쉬투버(LD)-6, 데미케일리스(CD)-6, 반부이텐(CD)-5, 람(RD)-6
부트(GK)-6
SUB: 클로제(FW)-5, 고메즈(FW)-5
인터 밀란:
판데프(LWF)-7, 밀리토(FW)-9, 에투(RWF)-7,
스나이더(AMF)-8, 사네티(CMF)-8, 캄비아소(DMF)-7,
키부(LD)-8, 루시우(DF)-8, 사무엘(DF)-8, 마이콘(RD)-8,
세자르(GK)-8
SUB: 마테라치(DF)-8, 스탄코비치(CMF)-6, 문타리(LF)-6
세자르와 스나이더에게 살짝 박하다는 느낌의 평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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