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오늘도 버로우]
리버풀과 뉴캐슬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끝났습니다.
홈팀 뉴캐슬의 처절한 3:0 패배.
토레스에게 조금만 골운이 따라 주었다면 5:0, 6:0 까지 갔었을 경기였습니다.
제라드는 과연 명물이었고...
결과적으로, 밀너 선수, 스미스와 골키퍼 셰이 기븐을 제외하고는
뉴캐슬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안구에 폭포수가 흐르는 플레이로 일관했는데요,
경기 평은 대충 이 쯤 합시다.
오늘은 착실히 빠돌이가 되어가고 있는 본인이
맘 잡고 밀고 있는 호주 형님 마크 비두카를 위한 변명을 조금 늘어놓아 볼까 합니다.
비두카를 위한 변명
솔직히 비두카의 닌자 모드가 어제오늘일은 아니죠.
팀 성적부터가 많이 안좋기 때문에,
혼자 날아다니면 그게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슈퍼 이적생인 이상, 비두카의 입장이 많이 난처할 이유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비두카의 플레이가 예전같지 않은 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비두카의 스타일과 현재 뉴캐슬의 스타일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두카의 플레이 스타일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비두카는 공중볼을 머리로 바로 받아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공을 죽여놓고 나서,
원터치 패스로 툭툭 주고 받는 플레이나
2:1 패스 플레이,
한번의 볼터치 이후 바로 슛을 시도하는 플레이 등등
짧은 패스를 이용한 좁은 공간에서의 공격을 대단히 자주 시도하고,
최소한의 볼터치로서 자연스럽게 성공적인 공격으로 이끌어가는 선수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비두카는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아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미들스브로에서의 비두카는
다우닝의 패스, 혹은 크로스를 야쿠부에게 툭 건네주거나,
미친듯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보어탱에게 넘겨주거나,
인상적인 득점력을 지닌 호켐박에게 내어주거나,
모리슨, 캐터몰, 아르카 등등에게 내어주고 직접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부지런히 뛰고 있는 다우닝에게 돌려주거나,
여러가지 멋진 옵션중에 골라서 플레이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빅 샘의 뉴캐슬에서의 전술은 전혀 다릅니다.
오늘의 뉴캐슬은 미들필드에 은조그비아-버트-스미스-엠레를
일자로 세우고 비두카와 마틴스를 전방배치하는 포메이션으로 나왔습니다.
보시다시피, 전문적인 윙어가 없습니다. 후반에 밀너가 들어오면서부터
그나마 밀너에게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이용해서
이런저런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그 전까지는 크로스를 올릴 줄 모르는 엔리케와
두박자 늦게 공격 가담하는 제레미의 크로스에만 의지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크로스의 질도, 빈도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반 내내 미들 필더들을 수비적으로 운용하면서
실제적으로 비두카와 박자를 맞추어 줄 선수는 마틴스 하나만이 남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엠레와 스미스는 분명히 득점력이 있는 미들필더이지만
이들에게 수비적인 경기를 지시하면 비두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바튼 선수와 밀너 선수가 들어오면서부터였는데,
물론, 이는 전문적인 윙어의 등장으로 안정된 크로스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수비력 있는 미들필더의 등장으로 스미스를 마음놓고 전진배치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두카는 그 자신도 능력있는 선수이지만
다른 선수들을 150% 살려주는 플레이로 빛을 발하는 선수입니다.
그러니 그의 주변에 다른 선수들을 배치해 줘야 합니다.
오늘도 비두카의 평점은 형편 없을 걸로 생각됩니다만,
비두카의 부진은 단순히 그의 탓만은 아니다, 아니
그의 탓보다 현 뉴캐슬의 전술 운용의 탓이 크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것이 비두카를 위한 저의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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