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인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07.11 네차예프, 혁명가의 교리문답 2
  2. 2007.07.03 근황입니다.
  3. 2007.06.30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
  4. 2007.04.11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Column/책이야기2007. 7.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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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간에도 난 네가 내가 아는 어떤 러시아인보다도
러시아 혁명 운동에 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사명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네가 러시아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방식을 완전히 고치기를 바라고
또한 고칠수 있다는 전제 아래서 그렇지만. - 미하엘 알렉산드로비치 바쿠닌 ]



문제적 인간 3종 세트를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독파...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겠지요.
이해 못한 부분이 엄청나게 많을 테니까요;;
하여튼, 이번에는 세르게이 네차예프입니다.

1.
로베스피에르편의 저자가 워낙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인지
네차예프편의 저자 역시 대단히 편향적인 자세로 서술하고 있지만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그 당시에 너무 싫었던 건 글쓴이의 입장보다 글쓰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네요.

2.
네차예프는 제대로 나쁜놈입니다. 그냥 나쁜놈이에요.
하지만 의미심장한 나쁜놈입니다.
러시아에서 공산 혁명이 일어나기 조금 전에 태어나
결국 혁명을 보지 못하고 보루에서 유폐된 채 죽었는데요,
일생 내내 혁명가의 딱지를 스스로 붙이고 살면서
혁명이라는 현상을 자신의 욕망 충족을 위해 이용했던 사람입니다.
네차예프 자신은 뛰어난 선천적/후천적 재능이 있었고,
어느정도의 운도 꾸준히 따랐습니다.
다만 문제가 된 것은 그의 가치관 이었죠.

3.
네차예프는 이제까지의 "문제적 인간"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는 도리어 철저한 현실주의자였습니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제껏 자신이 고수해왔던 신념을 미련없이 포기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를 따라주었던 동지들을 속이고 이용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4.
그런데 문제는 그가 그렇게 무모하게 추구하던 이상이
내부적인 모순을 끌어안고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그의 심리적 욕망의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민중의 혁명을 바라면서도
그들이 자신의 말에 맹목적으로 따르기를 바랬습니다.
동지들이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랬으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동지를 이용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요.
때문에 그의 사회주의적 이상은 어딘가 뒤틀려있고 모호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젊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해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단계를 거쳐 가지만
누구나 그 단계에서 사람을 죽이고 동료를 팔아먹지는 않거든요.

5.
네차예프의 "목표는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행동 방식,
러시아인들의 말로는 "네차예프시나"의 폐해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잘한 편지 따위를 훔치고, 그것으로 반협박성 편지를 보내
혁명자금 - 동시에 그의 생활비이기도 합니다만 - 을 요구하거나
혁명적 행동을 요구하는 일은 그의 일상사였습니다.
자기자신을 영웅화하기위해 거짓된 소문들을 양산하는 일도 자주 했는데
그 소문의 규모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큰 것들이었죠.
그 중에서 "네차예프의 위원회"라는 존재하지 않는 집단은
네차예프가 망명 생활에서 동지들을 끌어 모으고 혁명 자금을 조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6.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적으로 수단을 정당화 하는 데에
네차예프만큼 철저하지 못하고, 잔인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사례만 보아서는
그 가치관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기에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네차예프의 일생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웠고, 유익했습니다.
그의 일생 전체가 하나의 잘 만들어진 실험이라고 할까요.
사람이 이쪽 극단으로 치달으면 어떻게 되나를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마침 시간에 맞추어서 주문했던 다른 책들이 도착해 주었습니다.
4권이요??
스탈린 편이던데...그건 잠시 좀 미뤄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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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wadays
Nowadays2007. 7. 3. 01:02
근황입니다.



1.
출국 24일 전입니다.
내일은 미국 비자 면접 인터뷰가 있는 날입니다.
별거 안물어본다는데 괜히 또 인터뷰라니까 긴장되는군요.
...
실은 아침 여덟시에 시간을 잡아놓은 것이 가장 부담되지만 말입니다.


2.
결국 당분간 지령통제실을 비워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7월 초에는 누님이 한국에 납시는지라, 놀아드려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다시 본가로 소환.
내일 정도에 이사하지 싶군요.
집이 적당히 먼 것도 여러모로 귀찮은 것 같습니다.


3.
저번 학기 학점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결과는 약간 실망입니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공격수는 삽질했지만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으로 간신히 체면 유지.
전체적으로 예, 조금 위험했습니다;
특히 중급회계 C+ 나온 건 기적에 더 아니었죠.
이대로 막고 졸업할겁니다.


4.
문제적 인간 다음편 빨리 들어가야 되는데
이게 분량이 만만치 않다보니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그래서 로베스피에르편 인물색인이나 뒤적거리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꽤 재미있군요.
예컨대, 이런 인물.

카라, 장루이(Carra, Jean-Louis, 1742-1793)  작가이자 백과전서파의 한사람...[중략]...1792년 국민공회에서 선출되어 자코뱅으로 여겨졌으나 요크 공작을 프랑스 왕으로 추대할 것을 제안하는 등 엉뚱한 행위와 지롱드파와의 관계 등으로 의심을 사 1793년 7월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뭔가...개성있는 이력입니다.
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요크공작도 찾아보았습니다.

요크 공작(York, Frederic, duc d'York, 1763-1827)  영국 왕 조지 3세의 둘째 아들. 1793년 네덜란드에서 영국군을 지휘했으나 여러차례 패배를 거듭했다. 1798년에도 영국 군의 사령관이 되었으나 브륀에서 프랑스군에 항복했다. 여러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단호한 반카톨릭적 입장 때문에 영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참...뭐랄까, 이것만 읽어서는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뭔가 논리가 있었겠지만요, 저 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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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wadays
Column/책이야기2007. 6. 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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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성가신 요정(妖精)들을 그들의 선한 의도와 함께 질식시켜 버리자.'
그래도 나의 견해는 그가 잘했다는 것이다. - 프라수아노엘 "그라쿠스" 바뵈프 ]



이전에 언급했던 문제적 인간 3종 세트의 두번째 평전을 완독했습니다.
요제프 괴벨스에 이어 이번에는 로베스피에르입니다.

1.
미리 이야기하고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장 마생은 로베스피에르 빠돌이입니다.
저자 자신도 노골적으로 자신의 그러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으며
저서 전반에 걸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습니다.
사실에대한 서술에마저도 자신의 가치 판단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타일때문에
이 책만 읽고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을 판단하기에는 절대로 무리가 있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상당히 잘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혁명기부터 공포정치의 끝무렵까지의 시대상은
난잡하다고 이야기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어지럽습니다.
정치의 큰 물결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다가
당파싸움까지 합쳐지고 대외적으로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과정을 배경 지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제가 읽어도
좀 힘들긴 했지만 이해가 가능하도록 서술했으니,
이건 진심으로 대단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3.
괴벨스편과 로베스피에르 편을 연달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이 두 사람 모두 몽상가일 뿐, 리얼리스트가 못된다는 것입니다.
로베스피에르는 괴벨스와는 다른 의미로
뜨거운 심장을 가졌지만 차가운 머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장 마생의 서술에만 의지하자면, 순수한 너무나도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민중의 자유, 민중의 승리만을 생각했고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의미로서 그것은 아무런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 로베스피에르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혁명 정부에 참가한 모두가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순수성이 그를 끊임없는 정쟁으로 몰아갑니다.

4.
이 끊임없는 정쟁을 통해 로베스피에르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적을 숙청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로베스피에르는 끊임없이 동료들과 함께 눈앞의 적을 격멸하고
그리고 동료와 의견의 충돌이 생기면 그 동료를 적으로 맞았습니다.
로베스피에르에게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로베스피에르가 변한 것도 아니고, 그의 동료가 변했기 때문도 아니며,
다만 서로가 방법론적인 부분에서, 그리고 어휘의 정의에서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말하기에 따라서, 그것은 서로가 변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5.
로베스피에르는 연속되는 정쟁에서 계속 승리했고,
따라서 수많은 동료를 자기 손으로 단두대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서 자연적으로 늘어가는 것은 적이요, 줄어드는 것은 친구가 되었지요.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듣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고,
심지어 "독재자"라는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그의 손으로 보낸 그의 동료들을 따라서 그도 단두대로 향합니다.

6.
로베스피에르가 끝까지 함께 가지고 갔던 것은 다만 그의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에 비교하여 옳다고 판단되면
반대파의 일원이라도 위기에 처했을 때에 열성적으로 변호하였으며,
그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함께 하던 동료도 위기로 몰아넣고 앞장서서 비난하였습니다.
그의 주변에 적만 늘어간 것은 이런 의미에서도 필연적인 귀결입니다.

7.
혁명 당시의 정부 운영은 지금의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불완전하기 그지 없습니다.
정치적인 파당은 서로가 서로를 단두대로 보내려고 혈안입니다.
여러번에 걸쳐 언급되는 "프레리알 22일의 법"은
신속한 집행을 위해 피고의 변호인 선임, 선결심문의 생략과
증인이 없는 상황에서의 판결을 인정한 기막히는 법안입니다.
경제적인 파탄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데에는 서툴기 그지 없고
더구나 그렇게 서툰 주제에 그것을 정치적인 방식으로 규제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그들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은
이들은 현재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접하고, 만들어야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한권 남았다고 생각할 즈음인데,
4권이 최근 발간되었더군요.
이 시리즈 한권 읽는데 한참 걸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갈등입니다.
특히 로베스피에르편은 서술 방식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어요.
어쨌든 사 놓은 것은 마무리 지어야 겠지요.
3권 네차예프에 돌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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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wadays
Column/책이야기2007. 4. 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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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틀러가 그를 만들었듯이 그가 히틀러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 알베르트 슈페어]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 요제프 괴벨스, 세르게이 네챠예프 세명의 평전을 묶은
문제적 인간 3종 세트라는 다분히 수상한 이름을 가진 상품을
리브로에서 주문한 것은 퍽 오래 전이었죠. 12월이었으니까.
값도 꽤 비쌌어요. 거의 10만원 했던듯.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집어 든 02권, 요제프 괴벨스편을 오늘 끝마쳤습니다.

1.
평전은 다분히 상세하게 요제프 괴벨스라는 사람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감정적인 표현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비교적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과 수십년 전이라고는 해도,
그 시대와 지금의 사상이 워낙 다르니 아주 중립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2.
괴벨스는 뜨거운 심장은 가졌지만 냉철한 두뇌를 갖지는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 스스로 시와 소설을 수도 없이 써대기도 한 문학소년이기도 했지요.
이러한 감수성과 열정을 기반으로 괴벨스는 당에서 히틀러 다음으로 유명한 연설가가 되고,
이후 여러 차례의 승진을 거듭하다 전시에는 선전부장을 지내기도 합니다만
반대로 냉정하게 현상을 판단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일에는 언제나 서툴렀습니다.

3.
그의 행동과 감정은 전체적으로 극단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고,
따라서 옆에서 누군가가 지지추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만곡족으로 인해 언제나 열등 의식에 휩싸여 있었고,
이것은 직책과 관저, 사택 등등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는 일체의 것들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아첨에 약하고 비판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4.
특히 후자는 히틀러에게도 보이는 특징인데,
이 점이 히틀러와 그의 관계를 치명적인 코메디로 이끌고 갑니다.
동부 전선의 붕괴와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불리하게 돌아가는 전황에 히틀러가 침울해지면
괴벨스가 총통의 기를 세우는 역할을 도맡았고
반대로 괴벨스가 침울해지면
히틀러가 그의 업적을 찬양하며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무책임한 낙관론, 무조건적인 신뢰를 즐기며 하루하루 위안을 얻는 사이에
그에게 미래를 맡겼던 그의 주변 사람들과 미래를 맡겨야 했던 수백만의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도 얻지 못하고 이곳저곳에서 먼지로 화해야 했습니다.
"나는 히틀러가 괴벨스를 만들었듯이 괴벨스가 히틀러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전시 독일의 군수장관이었던 알베르트 슈페어의 이 말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괴벨스와 히틀러의 치명적인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면
제 3 제국은 훨씬 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제 3 제국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군요.

5.
사실 파시즘 정부라는 것은 기형적이기 그지 없는 존재입니다.
파시즘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 것은 "반이성주의",
"자연적인 인간 집단"에 대한 집착과 "감성"의 비정상적 강조인데요,
이는 당연히 "다른 것"에대한 배척, 탄압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요,
엄밀히 말하면 인간 사회 어디에서나 조금씩은 존재했던 요소인 것이지요.
다만 그 사상이 조직화되어서 정부가 된다는 건 신기한 일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사람들을 반이성주의로 맹목적으로 몰아갈 수 있었던
히틀러나 괴벨스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다른 것"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행위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준에 따라서 언제 자신이 "다른 것"으로 분류될 지 모르는 데 말이지요.

6.
제 3 제국의 선전술과 심리 전술은 의심할 여지 없이 당대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제국의 멸망을 가져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결정적인 이유는 영미 연합군과 러시아의 생산력과 인력을
제 3 제국이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는 것이겠습니다만,
일이 그렇게 된 것에는 제 3 제국이 자신의 선전술과 심리 전술로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심리전술과 선전술은 하나의 촉매일 뿐
그 자체가 가시적인 승리를 이끌어 올 수는 없는 요소라는 점이 증명되었을 뿐인거죠.
뛰어난 심리 전술과 선전술은 有를 多로 만들 수는 있지만 無에서 有를 창조할 수는 없다,
제 3 제국은 수많은 목숨과 함께 거대하게 산화하면서 이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슬슬 다음 권을 집어들어야겠군요.
이젠 1권부터 차례차례 해 보렵니다.
1권은 로베스피에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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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노믹스  (0) 200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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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차예프, 혁명가의 교리문답  (2) 2007.07.11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  (0) 2007.06.30
Posted by nowa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