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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4 [EPL] 맨유 vs 리버풀
Enjoyment/축구이야기2007. 3. 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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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노장의 감각...?]

맨유는 UEFA 16강 1차전 릴과의 경기에서부터 슬슬 뭔가 구려지더니
오늘 리버풀과의 경기도 날로 해먹는군요.
슬슬 맨유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1:0. 맨유, 또 이겼습니다.

맨유는 정예 멤버를 출격시킨 4-4-2로 포진했고,
이를 상대하는 리버풀은 제라드를 우측면에 둔 4-4-2로 늘어섰습니다.


맨유[A]

무엇보다도 파트리크 에브라라는 선수가 팀 전체에 주는 강점과 약점이 가장 잘 드러난 경기라고 하겠습니다.
에브라라면 리그 내 공격력이 가장 강력한 측면 수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수비력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적어도 오늘 경기에서는.
에브라는 피넌, 제라드, 벨라미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벨라미의 단독 돌파마저 허용하는 모습이 숱하게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허점이 많았던 레마냐 비디치와 함께 무너지면서,
맨유의 왼쪽을 완전히 리버풀에게 내어주고 말았지요.
리버풀의 리세의 플레이는 에브라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을 것입니다.

스콜스와 캐릭은 시소코와 사비 알론소에게 완전히 제압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스콜스는 경기 종반에 사비 알론소를 가격하려다 퇴장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지요.

다만 공격진만이 그저 평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루니는 조금 부진했지만 라르손은 여전히 조용하게 강력했고,
그의 원터치 패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동료에게 연결되곤 했습니다.
호날두는 언제나처럼 수비수 세명은 기본으로 달고 다니는 인기를 과시했고,
이번에 맨유에서 700번째 경기를 치루는 긱스도 나름 존재감은 있었지요.
교체 투입된 사하는 짧은 시간이나마 위력적인 공격을 선보였습니다.
다른 경기 같았으면 프리킥이 나왔을 법한 상황을 몇번이나 연출했지요.
좀처럼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퍼기경의 교체 카드 선택에도 의아한 점이 있었습니다.
퍼거슨 경은 쿠쉬샥 후보 골키퍼를 제외한 네 선수를 각각,
루이 사하, 웨스 브라운, 미카엘 실베스트르, 존 오셔를 지목했습니다.
스태미너 문제로 라르손이 반드시 교체되어 나온다는 것을 고려하면
조커가 전원 수비 요원, 혹은 수비 지원 요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퍼기경도 앙필드 29경기 무패를 달리는 리버풀에 두려움을 느낀 것일까요.
어쨌든 그런 카드를 들고 나온 덕분에 루니가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와야 할 때에도
도저히 공격 자원을 투입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투입한 오셔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일궈내긴 했지만 말이죠.



리버풀[H]

베니테스 감독은 오늘 "맨유는 수비만 하고 우리는 공격만해도 맨유랑 하면 우리가 진다"는
역설적인 교훈을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경기 내용은 그만큼 리버풀에게 일방적이었습니다.

벨라미와 쿠이트의 적응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미 두 선수는 리버풀에서 주전으로 고정적으로 출전하고 있고 이미 16골을 합작했습니다.
미들스보로의 야쿠부와 비두카의 조합이 19골을 넣었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위력은 실로 가공할만하다 하겠습니다.

저번 UEFA 16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펼칠 때에
그 수비적인 경기 운용에 치를 떨었었는데요, 그런 면에서 오늘의 리버풀은 참 좋았습니다.
벨라미의 돌파는 시종일관 위협적이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휘젓는 카이트의 움직임도 좋았습니다.
특히 벨라미의 안타까운 슈팅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되었지요.
그 한 골이 경기의 결과를 크게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시소코와 사비 알론소의 미들 진형은 스콜스와 캐릭을 완전히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시소코의 퍼스트 터치는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이어 오늘도 여전히 불안했지만
그것은 홀딩맨으로서 중요한 자질은 아니니까요.

팔방미인이란 바로 제라드와 같은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 빠른 선수가 아닌데 오른쪽 측면에서 어떻게 하려나 약간은 걱정했었습니다만
역시 그의 주고 빠지는 플레이는 월드 클래스.
원터치 패스와 날카로운 크로스 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크라우치는 조금 늦게 투입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만약 베니테스 감독이 제대로 이겨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좀 더 교체를 일찍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그랬다면 경기의 내용이 완전히 뒤바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군요.

어처구니 없는 경기 내용이라고 자꾸 이야기를 합니다만,
사실 이 경기 내용에 가장 슬퍼할 사람은 리버풀의 카라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슛을 막고 바로 오른쪽에서 한번 더 막은 그 장면은 머릿속에 생생하군요.
루니를 침묵시킨 데에는 카라거의 역할이 가장 컸지 싶습니다.



스카이 스포츠 평점

스카이 스포츠 평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맨유 :
반 데 사르[GK]-7,
네빌[DF]-7, 퍼디난드[DF]-7, 비디치[DF]-5, 에브라[DF]-6,
호날두[MF]-7, 캐릭[MF]-6, 스콜스[MF]-7, 긱스[MF]-7,
루니[FW]-6, 라르손[FW]-6,
SUB : 오셔[MF]-7, 실베스트르[DF]-6, 사하[FW]-7

리버풀 :
레이나[GK]-6,
피넌[DF]-6, 카라거[DF]-8, 아거[DF]-7, 리세-[DF]-7,
제라드[MF]-7, 알론소[MF]-7, 시소코[MF]-7, 곤잘레스[MF]-6,
카이트[FW]-7, 벨라미[FW]-7,
SUB : 아우렐리오[MF]-6, 페넌트[MF]-6, 크라우치[FW]-6



하이라이트 동영상 첨부합니다.
하얀 옷이 맨유,
빨간 옷이 리버풀.

Posted by nowa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