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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4 비판과 대안에 대하여.
Column/시대유감2008. 9. 24. 19:56

오늘 믹시를 떠돌며 놀다가 한 블로그에 들렀습니다.
그 블로거분은 사진은 잘 찍으시던데
그 사진을 그다지 설득력 없는 내용과
굳이 연결시키려 하고 계시더군요.
그 분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대안 없는 비판이요, 무턱대고 들이대는 반대입니다.

인터넷에는
대안없는 비판도 가치가 있으니 장려하자,
혹은 대안 없는 비판은 가치가 없으니 집어치워라,
는 등의 글은 많이 보이지만
어째서 대안 없는 비판이 가치가 있는지
혹은 어째서 가치가 없는 지에 관한 고찰은
다소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번에는 이에 관해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여기서 저는
대안 없는 비판은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대안이 있는 비판을 '비판'
대안이 없는 비판을 '비난'으로 부릅니다만
서술의 용이성을 위하여 모두 '비판'으로 통칭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이 글에 한하여,
법정에서 오가는 논리적인 반박부터
반찬 투정하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림까지
모든 것이 '비판'으로 통칭됩니다.

우선은 하나의 명제를 제시하겠습니다: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모든 일은 완벽하지 않다."
이 명제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완벽의 사전적인 의미는 "결함이 없는 완전함"입니다.
그렇다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결함이 있다, 완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이제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모든 일은
완벽하지 않다."는 명제를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모든 일은 결함이 있다."로
바꾸어 써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결함은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일은
모두 비판 받을 여지가 있다."는 명제 역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세계 각지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풍부한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
모두 비판받을 여지가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의문을 던지는 것은
보완과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이제 두번째 명제를 던지겠습니다.
아마도 첫번째 명제에서의 논의보다는
많은 이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생산적인 것만이 가치가 있다"
이 명제는 그 대우를 통해 설명을 시도하는 편이
더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번째 명제의 대우는 이러합니다.
"가치가 없는 것은 모두 생산적이지 않다."
"생산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매우 포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이 명제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여지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명제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을 명시하지 않았고
따라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명제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판에 대해서도 위의 명제는 성립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장을 성립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생산적인 비판만이 가치가 있다"

그러면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기에 앞서
논의한 두 명제를 나란히 늘어놓아 보겠습니다.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일은
모두 비판의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적인 비판만이 가치가 있다"
이 두 명제로부터 우리는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이 하는 일은
비판의 여지로 넘쳐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 중 생산적인 비판만이 가치가 있다"는
문장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생산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매우 포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우리에게 받아들여 졌습니다.

이제 논점은 "생산적"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넓은 범위를 포괄할 것인가로 옮겨갑니다.
"생산적"의 사전적인 의미는
"그것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또는 그런 것."입니다.
따라서 "생산적 비판"은 "그 비판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것이 생겨나"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인간, 혹은 인간 집단의 행위를 향한 무수한 비판 중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비판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 되겠습니다.

대안이 있는 비판은
그 대안을 하나의 주장으로 삼고 있으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셈이 됩니다(주1).
따라서 대안이 있는 비판은 가치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안이 없는 비판은 대안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안 이외에라도 "새로 생겨난 새로운 것"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그 비판은 생산적이지 않고
따라서 가치가 없습니다(주2).

대안이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었다면,
혹은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면
가치있는 비판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비판등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

(주1)
"대안"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현실성의 개념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성 없는 대안의 가치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포스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2)
대안이 없는 비판이 시발점이 되어
이후 하나의 대안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적"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새로운 것이 연속적으로 생겨나는 과정,
혹은 새로운 결과가 나타난 상태는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것이 생겨날 "가능성"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능성"을 새로이 제시하였다면
그것은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져온 비판일 것이고
마지막 문단의 비판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는 예외적으로 대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가치있는 비판으로 생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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