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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7 대중적 불안감과 미디어, 그리고 공황에 대하여 2
Column/시대유감2009. 2. 17. 15:52




quipi군이 대중적 불안감과
그것을 미칠듯한 스피드로 부추기고 전파시키는 미디어,
그리고 그 미디어를타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경제 공황에 대해서 포스팅 하였는데요, 제 의견은
분명히 미디어는 이번 위기에 어느정도의 역할을 하였지만
그것이 그렇게 결정적인 부분이었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경제 위기의 분석에 대한 저의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서브프라임모기지와 어머나시발



1. 서브프라임 모기지 서비스의 위기:

무저당 고금리 대출 서비스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대규모 부동산 투기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집값이 계속 상승하여 그 상승분으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을 때는 이게 문제가 안되는데
이게 끝없이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거거든요.
이거 너무 거품 끼었는데, 하면 그 물건은 안사게 되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면 부동산 시장이 느닷없이 경직되는 거지요.
그러면 돈 빌려서 그 집장사 하던 사람들은 쫄딱 망하는 거고.

2. 무절제한 대출로 피박을 쓰게 된 은행.
그래서, 은행이 피박을 쓴겁니다.
대출금을 환수하지 못하게 된거죠.
자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 은행들로서는
이 타격을 만회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대출금 회수죠.
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 기준을 상향조정합니다.
대출 기한을 철저히 지키도록 고객을 압박하고
대출 기한 연장따위는 내 코가 석잔데 무슨.

3. 피박 쓰는 범생 기업들.
그러면 ㅈ되는 건 착실히 사업하던 기업들입니다.
어느날 은행의 판매원이 찾아와서 이야기하지요.
"돈 칼같이 갚아요. 연장 따위 없음ㄴㄴ
또 빌리고 싶으면 이자 더 내셈ㅋㅋㅋ"

이에 중소기업 줄파산은 물론
대기업도 궁지에 몰립니다(1).

4. 공황의 세계화
4-1. 파산의 세계화

이제 미국의 기업들이 줄파산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 기업에 납품하던 회사들도 당연히 줄파산.
이 회사들은 세계 각국에 포진해 있지요.

4-2. 시장 위축의 세계화
미국의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실업자가 폭증합니다.
이는 미국 시장의 위축을 뜻하고
세계 시장 위축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 각국은 원자재, 완제품 할 것 없이 수출량이 격감하고
이는 세계 각국의 기업들의 파산 및 시장 위축으로 직결됩니다.

4-3. 차이나 쇼크: 다가오는 위기
미국 못지 않게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 국가가 있습니다.
중국이지요.
그런데 이 중국의 경제는 규모만 컷다 뿐이지
아직 스스로 위기를 소화하고 대처할 힘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들한테 무시무시한 양을 내다팔고
그 물건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를 어마어마하게 사들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내다 파는" 단계가 막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사들이는" 단계 역시 막히고요.
차이나 쇼크는 앞으로 닥칠 위기입니다.

이상의 단계에서 보셨다시피, 
이번 세계적인 금융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단기적 관점에서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고
리스크 관리라는 것이 전혀 없었던
금융 서비스의 시스템적인 문제
였습니다.
때문에 요즘 경영학의 한 부분에서는
"새로운 경영 시스템의 등장"을 논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아마도 그 시스템의 핵심은
중장기적인 리스크 관리가 되겠지요.

각설,
quipi군은 자신의 분석의 결과로
미디어를 새로운 축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는
미디어는 하나의 축으로 기능했다고 보기에는
그 역할이 작았다고 생각합니다.
생산 체인에 따라서 문제가 촉발되고 전달되었기 때문에
공황의 속도나 정도에 영향을 미친 부분은 있겠지만
미디어가 없었다면 공황이 없었다는...그런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20세기 후반의 국제 금융 위기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1997년 한국도 강타하여 IMF의 구제 금융을 받게 했던 화폐 위기는
대중적 불안감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왜곡하는 데에는
국제화된 미디어의 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97년 퀀텀 펀드는 태국의 바트화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2).
태국은 국가 수준에서 바트화를 방어하려 하지만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두 손을 들고 말죠.
이것이 실제적으로 조직된 공격의 전부였습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에 개입하던 아시아 각국에 대해서
태국과 같은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투자가들은 걱정하기 시작했고
당장 투자금을 회수하고 달러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아시아 국가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의도한 세력도 없는데 외국인 투자가 모두로부터
환율 공격을 받게 된 셈이지요.

세줄 요약 하겠습니다:
quipi군 Nice Try.
But 깝ㄴㄴ
1997년 금융 위기 공부해서 레포트 다시 써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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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충 다들 아시리라 싶습니다만 
기업이라는 게 보통 현금 보유가 많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재산은 설비 자산, 재무 자산, 빌린 돈 등이지요.
따라서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대출이 만기가 다가오면
이건 급해지는 일입니다.
여기서 빌려서 저기를 막을 수 없으면
그건 더 비싼 이자를 내는 돈을 빌려야 하거나
자산을 헐값 처분해야 한다는 의미거든요.

(2) 자세히 이해하려면
"선물"이라는 것의 개념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1년 뒤에 1달러 1000원에 살사람?" 하는 개념입니다.
1년 뒤에 1달러가 900원에 거래된다면
그 시점에서 900원의 가치를 가진 물건을 1000원에 파는 거니까
산 사람은 물먹는 거고 판 사람은 남기는 거고.
1년 뒤에 1달러가 1100원에 거래된다면
그 시점에서 1100원의 가치를 가진 물건을 1000원에 파는 거니까
판 사람은 물먹는 거고 산 사람은 남기는 거고.
퀀텀 펀드가 벌인 일은
1년 뒤에 바트화를 1000원에 팔겠다고 선물 거래를 한 뒤에
달러로 바트화를 마구 풀어서
바트화의 가치를 낮추어서 이익을 남기는 것이었죠.
태국 정부가 바트화의 가치를 억지로 고평가 해 두었기에
이러한 공격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그리고 보다 처절하게 태국 정부가 패배할수록
퀀텀 펀드의 이익은 더 커지겠지요.


Posted by nowadays